금선탈각(金蟬脫殼)

김재두 기자 | kimjaedu@hanmail.net | 입력 2018-01-05 09:4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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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선탈각(金蟬脫殼)

 

[K스포츠장기= 김재두] 금선탈각(金蟬脫殼) : 금 매미가 허물을 벗는다.

 

매미가 허물을 벗으면 껍질은 그대로 있고 몸만 빠져나가게 된다. 진지(陣地)의 원형을 그대로 보존함으로써 적에게 우세를 보여 적이 감히 공격하지 못하게 하고 아군은 적이 모르게 빠져 달아나거나 주력 부대를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적을 공격하는 방법이다. 그러기 위해서 아군은 주력군을 이동시킨 후에도 군사들이 훈련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막사나 깃발도 예전처럼 변함없게 해야 한다.

 

제1차 세계대전(A.D 1914~1918)의 개전 초기에 러시아는 50만군으로써 독일 동부 동프로이센을 점거하기 위해 동쪽과 남쪽에서 동시에 공격하여 독일8군, 13만을 포위 격멸하려고 하였다. 그때 8군 사령관 부릿드윗츠 대장은 1군단을 동쪽 국경, 20군단은 남쪽국경에 배치하고 주력군은 중앙에 두고 있었다. 그리하려 동쪽 국경에서 러시아1군 20여 만과 독일군 7개 사단과의 전투가 시작되어 독일군이 극히 불리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부릿드윗츠 대장은 남쪽 와르샤워 방면에서 북진하는 러시아군이 남쪽 프로이센 접경을 돌파하여 독일군8군 본영을 향하고 있다는 보고를 들었다. 그러자 부릿드윗츠는 독일군에게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고 부하 군단장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후퇴해야 한다고 독일군 총사령부에 보고하였다. 그러자 참모총장 몰트게는 당장 경질(更迭)을 단행하여 퇴역해있던 힌덴불그를 8군사령관에 임명하고 서부 전선에서 고전하던 루덴돌프를 8군참모장에 임명하였다. 힌덴불그와 루덴돌프는 새로운 작전을 짰다. 그것은 동부 전선은 방어하는데 주력하고 동부 전선의 주력군(主力軍)을 전용(轉用)하여 남부 전선으로 보내 러시아군을 격파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동부 전선에서는 독일군기병(機兵) 1만 명만 남아 러시아군과 대치하였다. 독일군 기병사단은 엄폐를 교묘히 하여 대군이 숙영(宿營)하는 것처럼 했고 전선 정면에 부대를 산개(散開)하여 대군처럼 보이게 했다. 또한 후방 부대는 야간에 후퇴하고 주간에 전진하여 날이 갈수록 증원군이 오는 것처럼 보임으로써 러시아군의 정찰기를 속였다. 그러는 사이에 남부 전선으로 이동한 독일군 주력군은 일주일간의 격심한 혼전(混戰) 끝에 러시아군 23만을 포위 섬멸하였다.

 

또 하나의 사례를 들어보자. 한고조(漢高祖) 유방(劉邦)은 흉노를 정벌하려고 원정(遠征)하였다가 적지에서 포위당해 생사의 경계에 있었다. 흉노왕 묵특은 평소 애첩 알씨(閼氏)를 총애하였는데 이를 알고 있던 진평(陳平)이 유방에게 고하기를 “묵특은 알씨를 총애하니 알씨에게 예물(禮物)을 준다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묵특은 결국 한군(漢軍)의 포위를 풀어 주었고 그사이 한군은 진채를 빠져나와 달아날 수 있었다. 그리고 흉노왕이 변심하여 공격할 것을 대비하여 진채(陣寨)에는 아무런 변화 없이 삼엄한 경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장기에서의 작전 성공은 상대가 모르는데 그 관건(關鍵)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전세를 충분히 파악한다면 달아나는 것도 오히려 성공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방법이 된다. 단지 늦어졌을 뿐이다. 후퇴를 수치로 아는 자는 작은 명분(名分) 때문에 실리(實利)를 잃게 됨은 물론이고 더 큰 수치를 부르니 동호인이라면 대국중의 명분은 실리보다 못함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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