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량환주(偸梁換柱)

김재두 프로九단 | kimjaedu@hanmail.net | 입력 2018-02-05 09: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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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량환주(偸梁換柱)


[K스포츠장기= 김재두 프로九단] 투량환주(偸梁換柱) : 대들보를 훔쳐 기둥으로 바꾸어 놓는다.
 

두 편이 전투하려고 진을 치게 되면 동·서·남·북에 군사들을 배치하는데 진의 앞뒤를 들보라 하고 진의 중앙을 기둥이라고 볼 수 있다. 전투를 개시하는 전군(前軍)은 대들보 격으로 중군(中軍)인 기둥보다 약하여 전투력도 떨어져 적과 싸워 이기지 못한다. 이에 자만한 적군은 무모한 공격을 하게 되고 이러한 틈에 전군 모르게 중군을 전군으로 대치하면 지친 적군을 이길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적의 들보나 기둥을 바꾸게 하거나 그 중 하나를 훔쳐내어 자기편의 들보나 기둥으로 바꾸는 것이다. 투천환일(偸天換日)— 하늘을 훔치고 태양을 바꾼다. 투룡환봉(偸龍換鳳)— 용을 훔쳐내고 봉황으로 바꾸어 논다. 조포계(調包計)— 조화롭게 포괄(包括)하는 계책, 등의 이명(異名)도 있다. 어느 현사(賢士)가 풀이하기를 “빈번하게 진을 바꾸어 강한 군단을 뒤에 있게 한다. 약한 아군이 앞에서 패하기를 기다렸다가 뒤에 있던 강군(强軍)이 공격하면 뜻을 이루게 된다.(頻更其陣 抽其勁旅 待其自敗 而後乘之 曳其輪也。) 예기륜야(曳其輪也)는 《역경·기제괘(易經·旣濟卦)를 의미하니 이미 이루었다는 뜻이다. 상괘(上卦)는 감수(坎水)、하괘(下卦)는 이화(離火)가 되니 물이 불 위에 있는 격으로 이상적(理想的)인 조화를 의미한다. 천일생수(天一生水)로 본시 물은 하늘에서 생긴다는 철리(哲理)에 근거한 이론으로 인체에도 이 이론이 적용되어 수승화강(水昇火降)이라고 부른다.

 

B.C 210,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秦始皇)은 5차 남순(南巡)때 급병이 생겨 사구(沙丘)에서 사망 직전에 승상 이사(李斯)에게 칙서(勅書)를 주며 자신의 사후 맏아들인 태자(太子) 부소(扶蘇)에게 제위(帝位)를 계승시키라고 유언을 남겼다. 진시황이 죽자 환관 조고(趙高)가 이사를 만나 말하기를 “부소가 황제가 되면 몽염장군(蒙恬將軍)을 맞아 승상으로 삼고 당신을 쫓아낼 것입니다. 그러니 칙서를 고쳐 둘째 왕자 호해(胡亥)에게 제위를 계승케 하고 부소에게 사약을 내려 죽게 하면 뒷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때 태자 부소는 북경(北京)에 머물며 북방외적의 침략을 방비하고 있었고 몽염장군은 부소의 명령하에 북방 전선을 방비하고 있었다. 결국 이사는 조고의 꼬임에 넘어가 함께 칙서를 위조하여 발표하고 부소에게 사약을 내리니 부소는 의심없이 사약을 먹고 죽었다. 그리하여 천하는 조고의 수중에 들어갔으니 조고는 신 황제 호해의 사부(師傅)이기 때문이다. 결국 기둥인 태자 부소 대신 호해가 기둥이 된 것이다.

 

장기의 예를 들어보자. 중요 기물이 없을 때 그보다 가치가 덜한 기물로 대치할 수 있다. 또한 전단(戰端)을 열기위해 졸로써 전투를 개시하여 앞길이 열린 다음에 뒤에 있던 차나 마가 진격하기도 한다. 그리고 상대의 중요 기물을 유도해 끌어낸 후 그 자리를 덜 중요한 기물로 지키게 한 후 공격하여 격파할 수도 있다. 이와 비슷한 내용의 속담도 있으니 “꿩 대신 닭” 이 바로 그것이다. 대타(代打)、대역(代役)이 간혹 본체보다 우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투량환주(偸梁換柱)는 정법(正法)은 못되나 이기는 방법이라면 정법 아닌 게 없다는 안목으로 보면 변칙수로 활용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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