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매괴(指桑罵槐)

김재두 기자 | kimjaedu@hanmail.net | 입력 2018-02-12 10: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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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매괴(指桑罵槐)

 

[K스포츠장기= 김재두]​ 지상매괴(指桑罵槐) : 뽕나무를 가리키며 회나무를 욕한다.

 

상대를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고 어떤 사물에 빗대어 풍자하여 잘못을 깨닫게 하는 방법이다. 전략상 협박과 회유를 구사하여 상대를 싸우지 않고 굴복시키는 것도 이에 해당된다. 또는 벗이나 부하에게 우회하여 청탁하거나 명령을 내릴 때도 쓰인다.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에 초국(楚國)에는 광대 우맹(優孟)이 있었는데 그는 재주가 비상하여 장왕(莊王)의 총애를 받고 있었다. 당시 장왕은 현상(賢相) 손숙오(孫叔敖)가 죽어 비탄에 빠져있었다. 어느 날 우맹이 교외로 나갔다가 산에서 나무하는 사람을 보았는데 가까이 보니 손숙오의 아들 손안(孫安)이었다. 우맹이 깜짝 놀라 손안에게 나무하는 사연을 물으니 “아버님이 돌아가신 뒤 생계가 막막하여 나무를 하여 시장에 내다 팔아가며 지내고 있습니다.” 라고 답하였다. 우맹은 손안의 땔감을 전부 사준 뒤 다음날부터 손숙오가 즐겨 입던 옷을 입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몸에 익혔다. 어느 날 초왕이 연회를 열자 우맹은 손숙오로 분장하고 연회에 참석하였다. 이를 본 초왕이 깜짝 놀라 가까이 불러서 보니 손숙오가 아닌 우맹이었다. 우맹이 장왕에게 말하기를 “왕께서 손숙오를 그리워하시기에 잠시 위로하기 위해 이렇게 분장하였나이다. 속인 죄를 벌하여 주소서.” 장왕은 손숙오를 오매불망(寤寐不忘) 그리워하고 있었으므로 우맹에게 말하기를 “지금부터 그대가 지금처럼 손숙오 분장을 하고 가짜 재상 노릇을 하면 어떻겠는가?” 우맹이 답하기를 “아내와 상의한 뒤 답하겠나이다.” 다음 날 우맹이 장왕을 만나 고하기를 “저의 집사람이 화내며 말하기를 ‘손숙오는 10년간 재상으로 있었는데도 청렴하여 재산을 남기지 못하여 그의 아들이 산에서 땔나무를 해서 그걸 팔아 호구지책(糊口之策)으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당신은 재상을 하여 처자를 굶겨 죽이려 하십니까?’ 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장왕은 손숙오가 소문대로 청렴했다는 것에 놀라고 그 아들을 고생하도록 돌보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들어 손숙오의 아들을 궁중으로 불렀다. 그런 후 장왕은 손안에게 토지를 하사하여 더 이상 힘든 생활을 하지 않게 하였다. 우맹은 지상매괴(指桑罵槐)의 계책으로 장왕의 잘못을 스스로 깨닫게 하여 손안을 도왔다. 어느 현사(賢士)가 이를 풀이하기를 “강자는 약자를 업신여겨 배려를 하지 않으니 풍자하여 넌지시 깨우치게 해야 한다. 강자에게 적합한 방법으로 응하게 하면 그의 행동이 순리에 맞게 변한다.(大凌小者 警以誘之。剛中而應 行險而順。)

 

장기도 그러하니, 넌지시 공격할 뜻을 보이면 상대는 그에 맞게 응전의 태세를 갖춘다. 그러나 공격할 의사가 없이 상대에게 오판(誤判)하도록 지상매괴(指桑罵槐)의 계책을 쓸 수도 있다.

 

상고(想考)하여 보면, 병법(兵法)은 역시 속임수를 쓰지 않고서는 승리하기 어렵다. 그러나 세상사(世上事)는 병법과 정반대이어서, 정직(正直)이 최선의 방법임을 부정하는 현인(賢人)은 동서고금(東西古今)에 존재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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