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인문학으로 읽는 장기의 역사 Ⅱ - 4 문헌고찰 결론

정관웅 주필 | ballpen63@naver.com | 입력 2017-12-19 13:20:13
  • 글자크기
  • -
  • +
  • 인쇄


『인문학으로 읽는 장기 역사』 


중국기원설에 대한 문헌고찰 〖4〗 : 사조제의 주장에 대한 결론

 

[K스포츠장기= 정관웅 주필] 사마천이 ≪사기≫를 완성한 것은 기원전 91년이다. 사마천이 목야결전의 병력 수를 주나라 군대가 40만 명에 전차가 4천대, 은나라는 70만 명이 출전하였다고 기록을 하였다.

 

이에 대해서 1천년 뒤, 북송(北宋)의 사마광(司馬光, 1019~1086)은 ≪자치통감≫에서 당시의 인구 비례를 추론하여 터무니없는 군대 병력이라며 단호하게 그 숫자를 깎아 내렸고, 그 이후 20세기 중반까지 사마광의 주장을 학계에서는 정설로 받아들여 왔다.

 

 

이궤(利簋) : 목야전투를 

기록한 금석문 / 섬서(Shǎnxī)

역사박물관 소장

 

그러나 1970년대에 중국의 전 지역에서 대대적인 유물 발굴을 하면서 그동안 역사학 분야에서 정설로만 여겼던 내용들이 여지없이 먼지 덩어리가 되었다.

 

학문이란 그런 것이다. 옆의 사진은 목야결전의 승전을 기념한 주나라에서 청동기에 그 내용을 새겨놓은 것이다. 이 유물의 내용이 ≪사기≫와 일치하여 사마천의 자존심을 회복시켜 주는 전환의 계기가 된 셈이다.

 

금석문이란, 대체로 고대 시절에 청동기나 우람한 돌덩이에 특별히 기념할 만한 뭔가를 글씨나 그림으로 새겨 놓은 것을 말하는데, 지워지거나 불타지 않고 영원토록 후대까지 전해지기를 바라는 뜻이 담겨 있다. 우리나라 국보 제285호이자 세계문화유산인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 중국 길림성(吉林省, jílín province) 집안(集安, jìān)의 광개토대왕 비문, 세계적으로는 프랑스 알타미라 동굴벽화나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 등이 대표적이다.

 

<인문학의 장기 역사>를 추구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목야결전에 관한 글을 통째로 은나라 주왕의 관점에서 번역해 보고 싶었으나 주왕에 관한 자료가 턱없이 부족하였고, 이 글이 소설이 아닌 까닭으로 고전 기록에 충실하여 우리말로 깜냥껏 옮기는 데에 마음을 쏟을 수밖에 없어서 몹시 아쉽긴 하다.

 

목야결전의 기록에 대해서 승리자의 미화(美化)와 패배자에 대한 악의(惡意)적인 기록을 걷어내고 읽어보면 결국 그 본질은 상나라 탕왕(湯王) 이후 중국에서 일어난 두 번째 쿠데타이긴 한데, 이것에 관하여 ≪맹자(孟子)≫에서부터 쿠데타냐, 역성혁명이냐 하는 문제가 불거져 오랫동안 논란이 거듭되어 왔다는 역사적 사실도 덧붙여 놓는다.

 

사조제가 살았던 시기는 아마도 명나라 말기쯤으로 짐작이 간다. 그런 시기라면 유럽 열강들과 교류가 흔하던 때이므로, 분명 체스도 구경하였을 것이다. 학자이자 문인이었던 그에게는 어떠한 민족적 자존심 같은 것이 작용하여 샹치는 체스와는 뿌리가 다르고 중국 고유의 것이라고 주장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조제의 주장에 대해서 결론을 말하자면, 사조제는 기원전 11세기에 벌어진 어마어마한 규모의 전쟁을 근거로 제시하며 샹치의 기원을 주장했으나 잘못 짚은 것이다. 이 시기에는 상희와 비슷한, 또는 상희의 뿌리라고 말할 수 있을 놀이는 있었겠지만 상희라는 낱말 자체가 없었다. 문헌 기록으로도 상희라는 낱말이 처음 등장하는 시기는 수나라 이후부터다.

 

샹치의 기원을 명확하게 알 수 있는 곳은 사조제와 그 이후 중국의 연구자들이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곳에, 그들이 샹치의 기원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내팽개쳐놓은 곳에서 1,500여 년 동안 보물처럼 깊이 숨겨져 있었다.  【雄】

 

 

참고도서 목록 : 중국고전 및 원서는 ≪≫, 번역서 및 현대의 저작물은 『』.

 

◈ 尹乃鉉, 『商周史』, 民音社, 1990 4판

◈ 서울大學校東洋史學硏究室 編, 『講座 中國史Ⅰ』, 지식산업사, 1997 8쇄

◈ 徐連達⦁吳浩坤⦁趙克堯 지음, 중국사연구회 옮김, 『중국통사』, 청년사, 1993 6판

◈ 曾先之 原著, 金光洲 編譯, 『中國의 歷史』, 韓國出版公社, 1984 重版

◈ 존K. 페어뱅크/에드윈 O. 라이샤워/앨버트 M. 크레이그, 김한규/전용만/윤병남 옮김,『동양문화사 (상)』, 을유출판사, 1992 2쇄

◈ 진순신 지음, 박현석 옮김, 『진순신 이야기 중국사, 제2권』, 살림출판사, 2011

◈ 박한철 지음, 『세계 반란사』, 도서출판 큰바위, 1997

◈ 李圭景, ≪五洲衍文長箋散稿≫, 고전간행회, 1993

◈ ≪詩經≫, 四庫全書, 中國 北京大學校 영인본

◈ ≪尙書≫, 中國 北京大學校 영인본

◈ 司馬遷, ≪史記≫, 欽定四庫全書, 中國 浙江大學校 영인본

◈ 김영수 옮김, 『완역 사기 본기,【1】【2】』, 일마, 2011 2쇄

◈ ≪書經≫, 中國 北京大學校 영인본

◈ 司馬光, ≪資治通鑑≫, 中國 北京大學校 영인본

◈ 朱熹 / 韓相甲 譯, ≪孟子⦁大學≫, 三省出版社, 1989 3판편집부,

◈ 조맹부의 그림 : 『미술대사전(인명편)』, 한국사전연구사, 1998

◈ 이궤(利簋) 그림 : 陕西省(Shǎnxī) 歷史博物館 소장

 

[저작권자ⓒ K스포츠장기.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기사댓글]

헤드라인

묘수의세계

인문학으로 읽는 장기의 역사

more

많이 본 기사

대국보

more

장기칼럼

more

아카데미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