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모어(混水摸魚)

김재두 기자 | kimjaedu@hanmail.net | 입력 2017-12-29 09: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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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수모어(混水摸魚)

 

[K스포츠장기= 김재두] 혼수모어(混水摸魚) : 물을 흐리게 한 후 물고기를 잡는다.

 

적을 혼란에 빠뜨려 갈피를 잡을 수 없게 한 후 공격하여 이득을 취한다는 뜻이다. 《육도·병징(六韜·兵徵)》에 이르기를 “전군(全軍)이 여러 번 공격당하여 군기(軍機)가 흩어져 엉망이 되어 군내(軍內)에 온갖 헛소문이 나돌아 장수와 군사들이 두려워서 동요(動搖)하고 있다. 이러한 군(軍)을 공격하면 쉽게 승리할 수 있다.” 적의 사기(士氣)를 저하시키고 아군의 사기를 흥기(興起)시키는 것이 전투의 처음과 끝까지 지속되어야 할 장수의 임무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수는 용맹하고 의연(毅然)한 자세를 보이면서 훈화(訓話)로써 승리의 희망을 심어주어야 한다. 어느 현사(賢士)가 이를 풀이하기를 “형세를 보존하면서 그 세력을 완전히 갖추라. 군사들끼리 의심하지 않는 것은 군심(軍心)이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이는 근신(勤愼)하며 크게 힘을 쓸 준비를 하는 것이다.(存其形 完其勢 友不疑 衆不動 巽而止蠱。) 고(蠱)는 《역경(易經)》의 고괘(蠱卦)를 말하는데 하괘(下卦)는 손괘(巽卦), 상괘는 간괘(艮卦)로 구성되어 있다. 간괘는 산(山)이니 강(剛)이고 손괘는 풍(風)이니 유(柔)하다. 즉 고괘는 산과 산 밑의 바람이니 겸허(謙虛)하고 침정(沈靜)하여 크게 태평(泰平)할 징조이다.

 

3국시대(三國時代)에 조조(曹操)는 손권(孫權)의 북진을 막기 위해 장수 조인(曹仁)을 남군(南郡)에 파견하여 지키게 하였다. 이때 유비(劉備)도 전략적 요충지인 남군을 차지하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이때 제갈량이 유비에게 한 계책을 말하였다. 유비는 제갈량의 계책대로 촉군(蜀軍)을 남군 가까이 이동하여 주둔시켰다. 이때는 촉오동맹군(蜀吳同盟軍)이 조조의 위군(魏軍)과 싸워 적벽(赤壁)에서 대승을 거둔 직후이므로 장차 위군과의 전투를 상의하기 위해 왕래하는 상황이었다. 주유가 유비를 방문하여 협조에 감사하며 질문하였다. “오군(吳軍)이 남군을 공략하려는데 촉군이 남군 근처에 이르렀으니 이는 남군을 차지하려함이 아니면 무엇이요?” 유비가 답하기를 “장군을 도우려함이오.” 주유 “도움은 필요 없소.” 유비 “그러면 장군이 남군 공략에 실패할 경우 우리 촉군이 공략해 차지해도 되겠소?” 주유 “허락하오.”

 

주유는 마침내 남군을 공격하였는데 불행히도 조인의 계략에 빠져 독화살을 맞고 후퇴하였다. 진영으로 돌아온 주유는 상처를 치료받다가 군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 내용은 주유 자신이 죽은 것처럼 장례식을 치러 위군을 속이는 것이었다. 조인이 주유의 장례식날 밤에 오군 진영을 급습하니 텅 비어 있었다. 조인은 그제야 계략에 빠진 것을 알았는데 사방에서 동시에 오군이 공격하니 대패하여 달아났다. 조인은 남군성으로 향하다가 남군성을 촉군이 점거하였다는 보고를 받고 더 이상 싸울 여력이 없어 황도(皇都)를 향하여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한편, 주유는 조인이 남군성으로 퇴각했다고 판단하고 여세(餘勢)를 몰아 남군성에 이르렀는데 성에는 촉기(蜀旗)가 나부끼고 있었고 화살이 빗발치듯이 쏟아지는 것이었다. 이는 제갈량의 명령을 받은 장수 조자룡(趙子龍)이 군사를 이끌고 위군이 출정하여 비어있던 남군성을 쉽게 점거했기 때문이다. 주유는 남군성을 공타(攻打)하였으나 실패하자 돌아갈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화병을 얻어 죽었다.

 

“혼수모어(混水摸魚)" 는 적이 혼란한 틈에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취한다는 뜻도 있다. 장기로 치면 심리전(心理戰)이 이에 해당된다. 실수를 하고도 태연한 척 한다든지 평범한 수를 두면서도 자신 있는 큰 소리를 지르거나 노래를 부르는 경우들이다. 또한 대국 중에 승산(勝算)이 없는 경우 난타전(亂打戰)이나 혼전(混戰)을 유도하여 만드는 것이다. 혼전에서는 극히 많은 변화수가 생기면서 한 수만 실수해도 패하므로 하수가 고수를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깨끗하게 지는 것은 칭찬 받는다. 그러나 혼전을 만드는 사람도 지략(智略)과 투지(鬪志)면에서 이에 못지않은 찬사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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