打草驚蛇(타초경사)

김재두 프로九단 | kimjaedu@hanmail.net | 입력 2017-11-09 15:07:11
  • 글자크기
  • -
  • +
  • 인쇄

打草驚蛇(타초경사)

 

[K스포츠장기= 김재두 프로九단] 打草驚蛇(타초경사) : 풀을 건드려 뱀을 놀라게 한다.


단성식(段成式)이 저술한 유양잡조(酉陽雜俎)에 이르기를, 당대(唐代)의 당도현(當涂縣)의 현령 왕노(王魯)는 백성을 착취하여 재물을 모으기만 하였다. 백성들은 왕노의 명령을 받은 부하관원만이 부패한줄 알고 현령 왕노에게 항의하였다. 그러자 왕노가 대노하여 말하기를 너희는 풀을 건드렸지만 나는 이미 놀란 뱀이 되었다.” 이는 왕노가 백성에게 보복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타초경사(打草驚蛇)” 는 후일 적정(敵情)을 충분히 파악한 후 대처하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어느 현사(賢士)가 주해(註解)하기를 의심나면 두드리고 물어보아 살핀 후에 움직여라. 이렇게 반복하는 것은 숨은 계책이다.(疑以叩問 察而後動 復者 陰之謀也.)”

 

B.C 627에 진목공(秦穆公)은 대장군 맹명시(孟明視)에게 대군을 주어 적국인 진국(晉國)을 돕고 있는 정국(鄭國)을 치게 명령하였다. 맹명시에게 대부 건숙(蹇叔)이 말하기를 돌아오는 길에 효산(崤山)을 지날 것이니 잘 정찰하십시오.” 맹명시는 정국의 영토에 진군하였으나 전투다운 전투도 못하고 부득이 회군(回軍)하게 되었다. 귀국길에 효산을 지나게 되었는데 부장군 서기와 백율도 적의 매복이 염려되니 정찰할 것을 건의하였다. 그러나 맹명시는 자만(自慢)하여 건의를 무시하고 효산을 지나다가 매복해있던 진군(晉軍)의 습격을 받아 대패하여 포로가 되었다.

 

손자병법·행군편(孫子兵法·行軍篇)에 이르기를 행군(行軍)함에 있어 주위의 험난한 지형늪지잡초나 산림이 울창한 곳은 신중히 거듭하여 정찰해야 한다. 이러한 곳은 대개 적군이 숨어있다.(軍旁有險阻 漢井 葭葦 山林 翳薈者 心謹復索之 此伏奸所處也.)”

 

상대의 전력(戰力)을 살펴보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의도적으로 상대의 이곳 저곳을 찔러보거나 일부러 자신의 동태를 노출시켜 상대의 계책이나 능력을 알아보는 것도 타초경사(打草驚蛇)에 속한다. 충분히 계산치 않고 적극적인 계략을 시도했다가는 도리어 당할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면접 시험에서 시험관의 질문혼담이 오고갈 때 상대의 행적이나 가문에 대한 뒷조사임용 시에 경력을 기재하는 것들이 모두 타초경사의 범주(範疇)에 속한다. 인생 또한 어느 의미에서는 서로간의 이익을 위한 투쟁이기 때문이고 이러한 의미의 투쟁은 공인된 투쟁이다. 중요한 것은 어느 선에서 타초경사가 매듭지어 지느냐이다.

 

장기의 예를 들어보자. 대개 포진 초기에 공격하는 자가 상대의 의도를 알기 위해 시도하는 수가 있다. 큰 기대 없이 상대가 어떻게 나오느냐를 알기 위해 행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대어(大魚)를 낚기도 한다. 차가 진출하여 상대의 졸을 노린다든가 상으로 양득을 노린다든지 농포작전 등등이다. 상대가 하수라면 하등의 수로 응수할 것이고 고수라면 역이용하려고 나온다. 역이용을 당하지 않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우형(愚型)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무언(武言)에 이르기를 먼저 공격하면 상대를 제압하고 뒤에 공격하면 상대에게 제압당한다.(先發制人 後發制於人.)” 이는 대개 그렇다는 뜻이다. 타초경사는 공격과 방어의 준비단계 이므로 광범위하게 보면 공격수에 속한다. 특히 장기 포진의 초반에서의 대표적인 기법이다. 이러한 기법(技法)도 병법 원리를 알고나면 더욱 확실한 기법이 된다.

 

 

 

[저작권자ⓒ K스포츠장기.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기사댓글]

헤드라인

묘수의세계

인문학으로 읽는 장기의 역사

more

많이본 기사

최신기보

more

장기칼럼

more

아카데미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