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부전(假痴不癲)

김재두 기자 | kimjaedu@hanmail.net | 입력 2018-02-21 09:4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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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부전(假痴不癲)

 

[K스포츠장기= 김재두] 가치부전(假痴不癲) : 어리석은 체 했을 뿐 미치지는 않았다.

 

A.D 239에 한국(漢國)의 뒤를 이은 위국(魏國)의 명제(明帝)가 병이 위중하자 태자 조방(曹芳)이 8세에 즉위하였고 원로대신 사마의(司馬懿)와 대장군 조상(曹爽)이 공동으로 집권하였다. 조상은 황실의 친척 신분으로 문객을 모으는 방법을 써 실권을 잡았는데 사마의를 라이벌로 여겨 항상 미워하면서 제거할 마음을 늘 가지고 지냈다. 그러한 조상의 심중을 아는 사마의는 몸을 보존하기 위해 두 아들 사마사(司馬師)、사마소(司馬昭)와 함께 사직(辭職)하고 자택에 은거하였다.

 

A.D 248, 황제가 조상의 문객 이승(李勝)을 형주자사(荊州刺史)로 임명하였다. 조상이 이승에게 말하기를 “그대는 사마의에게 가서 작별 인사차 왔다고 말하면서 그의 동정을 살펴본 후 나에게 고하게.” 이승이 사마의의 자택을 방문하여 보니 사마의는 침상에 누워 거동도 못하는 상태였다. 이승이 사마의에게 고하기를 “소생이 태부(太傅)께 안부인사차 왔습니다. 그동안 무고하셨는지요?” 이때 사마의가 곁의 시녀에게 목마르다는 시늉을 하였다. 시녀가 죽을 사마의의 입에 가져다대자 사마의는 죽물을 일부러 흘려 옷을 적셨다. 이승이 말하기를 “소생이 형주자사로 발령이 나서 곧 임지로 떠나려 합니다.” 사마의가 말하기를 “병주(幷州)로 떠난다구? 병주는 호인(胡人)들과 가까우니 방비를 소홀히 마시게. 나는 죽음이 조석(朝夕)을 다투니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 같네. 조상 대장군께 일후(日後)에 내 아들을 잘 돌보아 달라고 전하게.” 이승이 말하기를 “병주가 아니라 형주입니다.” 시녀가 말하기를 “태부께서는 오랜 병환으로 귀가 안 들리십니다.” 이승이 돌아가 조상에게 사마의의 상태를 고하자 조상은 사마의가 곧 죽을 것이라고 단정하여 기뻐하며 마음을 놓았다.

 

A.D 249 2월15일은 황제가 뭇 신료(臣僚)들과 함께 선조의 묘에 제례를 지내러가는 날이었다. 황제와 신하들이 출궁하여 도성 밖으로 벗어나자 사마의와 두 아들、부하 2천명은 도성의 무기고를 점령한 후 태후(太后)를 위협하여 칙지(敕旨)를 위조한 후 각성(各城)에 통고하여 성문을 굳게 잠그고 기다리라고 명령하였다. 그런 후 제양성(濟陽城)의 북쪽에서 황제와 조상 일당을 습격하여 조상을 체포한 후 반역음모죄를 씌어 참수하였다. 그리하여 천하는 사마의의 수중에 들어가게 되었다.

 

가치부전(假痴不癲)을 어느 현사(賢士)가 풀이하기를 “차라리 거짓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하든지 거짓 행동을 하여 어리석게 보이도록 하라. 조용히 있어 기틀을 나타내 보이지 않는 것이 운뢰둔(雲雷屯)이다. 《寧僞作不知不爲 不僞作假知妄爲。靜不露機 雲雷屯也。》 운뢰둔(雲雷屯)은 《역경·둔괘(易經·屯卦)》이니 우레가 아래에 있고 비가 그 위에 있는 격이다. 《둔괘(屯卦)》의 해설에는 “구름이 위, 우레가 그 밑에 있다.” 는 뜻이다. 즉 나타내지 않고 숨긴다고 풀이된다.

 

전문적인 내기 장기꾼들의 공통된 특징은 일부러 누추한 차림새를 하여 상대가 얕잡아 보도록 유도한다. 즉 “적을 업신여기는 자는 반드시 패한다. (輕敵者必敗)” 라는 손자병법(孫子兵法)을 아는지 모르는지 활용한다. 그리고 작은 내기는 한두 판 져주거나 이긴다. 이는 큰 내기를 위한 탐색전이나 미끼이다. 탐색전이라고 한 이유는 그들은 상대가 자기보다 강하다고 여기면 미련 없이 대국을 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큰 내기는 자기실력을 숨김없이 발휘한다. 그리고 이와 상관없이 중급자가 보면 어리석어 보이나 묘수(妙手)인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장기 동호인의 마음자세는 상대를 용모나 태도만으로 판단하지 말 것이며 어리석은 수나 악수(惡手)도 묘수일 수 있다고 심사숙고(深思熟考)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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