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장기의 육성과 제안

정진생 기자 | ksportsjanggi@naver.com | 입력 2018-03-14 09:55:31
  • 글자크기
  • -
  • +
  • 인쇄

 

민속장기의 육성과 제안

 

 

[K스포츠장기= 정진생] 우리나라의 국기(國技)가 태권도라는 데에는 다들 이의가 없을 것이나, 민속장기를 말하면 고개를 저을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만큼 민속장기의 실정이 열악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비록 재정은 빈약하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고, 작은 협회나마 그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은 장기에게서 단순한 오락, 그 이상의 가치를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다.

 

​빈부격차, 신체적 장애에 상관없이 노소(老少)가 동락(同樂)할 수 있으며, 순수한 수(手)싸움으로 이뤄지는 건전한 지능대결이기에 판정에 시비가 없다. 상대방의 말과 나의 말이 놓인 위치를 보고 전세를 판가름하며 전술을 짜기에, 겉보기에는 한가롭지만 상당히 치열한 놀이이다. 집 짓기인 바둑과 달리, 기동전술을 구현한 장기는 쾌속 질주와 정밀 타격으로 서로의 형태를 어그러뜨리기에, 보다 잘 짜인 형태를 위해서 포진(布陣)이라는 개념이 생겨났고 맥점이 있다. 수시로 형태가 변하고, 긴박하게 흘러가는 선수와 후수의 교환 속에서 때로는 신기묘수가 나오기도 하며, 피할 수 없는 결착수를 두면 끝이 난다.

 

​한 판의 장기 속에는 '그렇게 둘 수밖에 없는' 상대와 나의 공유된 생각이 있다. 그 수읽기에는 오묘한 기리(棋理)가 있어, 사람을 생각하게 한다. 대국하는 두 사람은 말이 없지만, 둘은 끊임없이 생각을 주고받는다. 그런 말 없는 생각의 대화가 장기의 매력이며 사유(思惟)의 세계이다. 이와 같이 고매한 즐거움이 단지 장기판과 알만 있으면 가능하다니 놀라운 일이 아닌가? 수백 년 전에도 장기를 즐겼던 것처럼 수백 년 후에도 장기를 즐길 것이다.

 

​전통은 과거엔 존재했으나 현재엔 존재하지 않는 화석(化石)이 아니다. 단지 오래되었기에, 또 우리 것이라서 가치 있다면, 골동품점에나 있어야 할 것이다. 장기가 가치 있는 이유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아무런 제약 없이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놀이가 있다면, 자랑스러워해야 하지 않을까?

 

​나는 ​장기를 단순한 오락, 잡기(雜技)로 보지 않는다. 대중오락이며, 전통오락이며, 민족오락으로 본다. 누군가는 한 판의 장기를 시시껄렁하게 여기겠지만, 누군가는 깊이 감격하는 사람도 있다. 시각의 차이이고, 견해의 차이일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물을 볼 적에 무용한 면만 보는 사람이 유익하겠는가? 아니면 유용한 면도 함께 보는 사람이 유익하겠는가?

 

​나는 장기​에서 얻을 유익이 많다고 본다.

첫째. 장기라는 매개체를 통해 남녀노소가 ​화합하고 소통할 수 있으며,

둘째. 마인드 스포츠​ 활성화로 대중의 합리적 사고와 판단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셋째. 한국의 전통오락을 전파하여 국가 브랜드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다음의 세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장기가 '공익을 위해 지킬만한 가치가 있다면' 공영방송인 KBS 장기왕전을 부활시켜 주시고,

둘째. 장기협회가 ​작은 대회라도 열고 자생력을 키울 수 있게 재정적, 행정적 지원을 해주시기 바라며,

셋째. ​10년간 추진해온 남북통일장기경기를 승인하여 남북화해와 긴장완화에 보탬이 되게 해주기를 제안한다.

  

[저작권자ⓒ K스포츠장기.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기사댓글]

헤드라인

묘수의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