順手牽羊(순수견양)

김재두 프로九단 | kimjaedu@hanmail.net | 입력 2017-11-02 09: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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順手牽羊(순수견양)


[K스포츠장기= 김재두 프로九단] 順手牽羊(순수견양) : 가는 길에 양도 끌고 간다.


“전투에 능한 자는 이익을 보면 놓치지 않고 기회를 만나면 의심치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즉 기회를 만나면 놓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전투 중에 양 한 마리라도 빼앗거나 거저 얻을 기회가 생기면 이를 활용해야 한다. 물론 양 한 마리 때문에 승기(勝機)를 놓치지 않는다는 전제(前提)가 있어야 한다. 큰 것만 바라고 사소한 이익은 소홀히 대하는 사람이 있다. “순수견양”은 사소한 이익도 챙겨야 할 때도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작은 기회라도 힘써 붙잡아 노력하는 자에게는 큰 기회가 오게 되고 그는 결국 대업(大業)을 이룬다.


어느 현사(賢士)가 이를 풀이하기를 “작은 틈이라도 반드시 파고들고 작은 이득이라도 꼭 얻으려고 시도하라. 틈이나 기회가 비록 무형(無形)이든 유형(有形)이든.(微隙在所必乘 微利在所必得 少陰 少陽)"


《삼국지(三國志)》에 의하면, 후한(後漢)의 13대 황제 헌제(獻帝)는 반신(叛臣)에게 납치되어 장안(長安)에 감금되었다가 탈출하여 낙양(洛陽)을 향하였다. 그러자 도적의 기마대에게 쫓기게 되었다. 헌제는 수레에 타고 있었는데 수레와 기마대는 속력이 다르므로 붙잡힐 것을 걱정하였다. 그때 곁에 있던 노신(老臣) 동승(董承)이 외치기를 “가지고 있는 패물과 돈을 길바닥에 뿌리시오!” 함께 달아나던 황제、황후와 수종하던 사람들은 패물、돈은 물론 옷、전적(典籍)까지 아낌없이 길바닥에 던져버렸다. 맹렬히 쫓아오던 도적들은 길 위에 널려있는 금은보화를 보자 말에서 내려 줍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도적 두목이 노하여 이를 제지하였으나 누구도 그 명령을 듣지 않았다. 가난하고 탐욕스러운 도적들 눈에는 가장 큰 보물인 황제보다 눈앞의 이익을 간과(看過)할 수 없었던 것이다.


러일전쟁 때인 1905년 5월, 일본군이 봉천(奉天)에서 러시아군을 공격하여 대승하니 러시아군은 장춘(長春) 남쪽으로 후퇴하여 본국으로부터 증원군이 오기를 기다리며 반격을 도모하고 있었다. 즉 러일 양군은 주력을 만주 철도의 연변에 두고 서로 대치하고 있었다. 이때 일본군의 대본영(大本營)은 러시아군이 러시아 영토의 타 지역까지 수비할 여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일부병단(一部兵團)을 사할린에 파견하여 무혈 점령을 해버렸다. 그 후 러일강화조약에서 사할린의 남부가 일본 영토가 된 것도 이러한 “순수견양(順手牽羊)”때문이었다.


장기 대국의 전단(戰端)은 대개 상대의 졸병을 공격하는데 있다. 졸이 최전선이기 때문이다. 굳이 졸 이외의 공격 대상이라면 농포 작전(弄包 作戰)에 의한 상대의 차이다. 그러나 농포 작전은 변화수가 많고 전세가 역전되는 예도 흔하므로 고수들의 대국에서는 서로 피한다. 즉 졸을 공격하는 것이 정공법(正攻法)이다. 상대 졸을 공격하는 방법은 양차합세 작전이나 상으로 양 졸을 취하는 방법이 대표이다. 장기 실력이 향상되려면 상대의 졸을 공격하여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변화수까지 계산해야 한다. 양득(兩得)한 후에 형태가 나빠 불리해지는 경우도 있고 양득을 당하더라도 상대가 불리한 형태로 되게 하면 승기를 잡을 수도 있다.


이번 회(回)로서 적을 맞아 싸우는 계책인 적전계(敵戰計) 6계를 마친다. 적전계는 무중생유(無中生有)、암도진창(暗渡陳倉)、격안관화(隔岸觀火)、소리장도(笑裏藏刀)、이대도강(李代桃僵)、순수견양(順手牽羊)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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